새벽 일기 1 / 이해인 새벽 일기 1 오래전 가슴에 박힌 슬픔 하나가 오늘도 하늘 높이 새벽별로 떠서 나를 보고 웃고 있네 슬픔도 오랜 세월 갈고 닦으면 보석이 되나 보다 보석으로 만든 반지 끼고 세상을 보니 든든하고 행복하다. 읽고 싶은 시 2017.05.26
사랑합니다 / 김남조 사랑합니다 가시 돋친 그러나 눈부신 장미의 관(冠)입니다 얼마나 사무쳤으면 이 가파로운 천인(天人)의 준령을 그 이름 섬기려 왔겠습니까 샘물이 잠잠히 고이듯 외따른 숲그늘네 소리없이 지운 허구헌 날의 눈물 당신으로 인해 슬픔도 이처럼 현란하고 당신으로 인해 쓸쓸함도 느껴워 .. 읽고 싶은 시 2017.05.22
5 월 / 이해인 5 월 찔레꽃 아카시아꽃 탱자꽃 안개꽃이 모두 흰빛으로 향기로운 5월 푸른 숲의 뻐꾹새 소리가 시혼을 흔들어 깨우는 5월 나는 누구에게도 방해를 받지 않고 신록의 숲으로 들어가 그동안 잃어버렸던 나를 만나고 싶다 살아서 누릴 수 있는 생명의 축제를 우선은 나 홀로 지낸 다음 사랑.. 읽고 싶은 시 2017.05.14
너 에게 / 유치환 너 에게 물같이 푸른 조석이 밀려 가고 밀려 오는 거리에서 너는 좋은 이웃과 푸른 하늘과 꽃을 더불어 살라 그 거리를 지키는 고독한 산정(山頂)을 나는 밤마다 호올로 걷고 있노니 운명이란 피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진실로 피할 수 있는 것을 피하지 않음이 운명이니라. 읽고 싶은 시 2017.05.06
한 알의 사과속에는 / 구 상 한 알의 사과 속에는 한 알의 사과 속에는 구름이 논다. 한 알의 사과 속에는 大地가 숨쉰다. 한 알의 사과 속에는 강이 흐른다. 한 알의 사과 속에는 태양이 불탄다. 한 알의 사과 속에는 달과 별이 속삭인다. 그리고 한 알의 사과 속에는 우리 땀과 사랑이 永生한다. 읽고 싶은 시 2017.05.02
복스러운 사람이 되게 하소서 / 이해인 복스러운 사람이 되게 하소서 하느님과 이웃을 향해 더욱 열려 있는 사랑과 기도로 복스러운 사람이 되게 하소서 일상의 소임에서 가꾸어가는 잔잔한 기쁨과 감사로 복스러운 사람이 되게 하소서 타인의 잘못을 받아들이는 이해와 용서로 복스러운 사람이 되게 하소서 좀처럼 화를 내지.. 읽고 싶은 시 2017.04.30
먼 날, 어느 한 날 / 조병화 먼 날, 어느 한 날 먼 날, 어느 한 날이라도, 그 자리 너와 같이 하는 날 있으면 "지금"을 추억함에 흐르는 물 같고 생명의 날 다했을지라도 맑게 밝고 어둠이 있을지라도 아침과 같으리 먼 날, 어느 한 날이라도, 그 자리 너와 같이 하는 날 있으면 "오늘"을 추억함에 흐르는 물 같고 소망의 .. 읽고 싶은 시 2017.04.24
살아온 세월은 아름다웠다 / 유안진 살아온 세월은 아름다웠다 살아온 세월은 아름다웠다고 비로소 가만가만 끄덕이고 싶습니다 횡금저택에 명예의 꽃다발로 둘러 싸여야만이 아름다운 삶이 되는 것이 아니라고 길지도 짧지도 않았으나 걸어온 길에는 그립게 찍혀진 발자국들도 소중하고 영원한 느낌표가 되어 주는 사람.. 읽고 싶은 시 2017.04.16
봄 인사 / 이해인 봄 인사 새소리 들으며 새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봄 인사 드립니다 계절의 겨울 마음의 겨울 겨울을 견디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까치가 나무 꼭대기에 집 짓는 걸 보며 생각했습니다 다시 시작하자 높이 올라가자 절망으로 내려가고 싶을 때 우울하게 가라앉고 싶을 때 모든 이를 골고루.. 읽고 싶은 시 2017.04.12
물 위에 쓴 시 / 정호승 물 위에 쓴 시 내 천개의 손 중 단 하나의 손만이 그대의 눈물을 닦아 주다가 내 천개의 눈 중 단 하나의 눈만이 그대를 위해 눈물을 흘리다가 물이 다하고 산이 다하여 길이 없는 밤은 너무 깊어 달빛이 시퍼렇게 칼을 갈아 가지고 달려와 날카롭게 내 심장을 찔러 이제는 내 천 개의 손이.. 읽고 싶은 시 2017.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