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싶은 시

먼 날, 어느 한 날 / 조병화

윤소천 2017. 4. 24. 20:35


먼 날, 어느 한 날




먼 날, 어느 한 날이라도, 그 자리

너와 같이 하는 날 있으면

"지금"을 추억함에 흐르는 물 같고

생명의 날 다했을지라도 맑게 밝고

어둠이 있을지라도 아침과 같으리


먼 날, 어느 한 날이라도, 그 자리

너와 같이 하는 날 있으면

"오늘"을 추억함에 흐르는 물 같고

소망의 보람을 하여 든든하고

두루 살펴보며 편히 쉬리


먼 날, 어느 한 날이라도, 그 자리

너와 같이 하는 날 있으면

"지금"을 추억함에 흐르는 물 같고

지금의 어둠으로 하여 더욱 밝고

지금의 견딤으로 하여 더욱 기쁘리


먼 날, 어느 한 날이라도, 그 자리

내가 찾음에 그 자리 네가 있으면

"오늘"을 추억함에 흐르는 물 같고

젊음으로 하여 다 못 다함 네게 주리

애증으로 하여 다 못다함 네게 주리


그리하여

긴 소망의 보람 다하여

두루 살펴보며 편히 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