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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해 겨울 / 윤삼현

생을 말리고삭풍에 내던저져벼랑 끝에 발 딛은 채떨면서 떨지 않아야했던내 젊은 날견딤의 눈송이를기억한다 아득히 시간의 강을 건너지금 내 영토에다시 눈발이 치고맨살로 겨울숲에 서서안단테의 영혼을 적신다 아무렴 그 해겨울만 하겠는가순정을 다 바쳐숨결 하나까지바스라져하얗게 비워낸내 불멸의 프레스토 공포와 축포를 번갈아 쏘아대고가슴에 음각되던 흔적들이시인줄도 모르고빛과 어둠층층이 쌓인들판의 눈을 허기진 입에 털어넣고기적처럼 버텨온그 겨울의 나무 하나를

읽고 싶은 시 2024.12.28

그리스도 폴의 江 16 / 구 상

​강은 과거에 이어져 있으면서 과거에 사로 잡히지 않는다.강은 오늘을 살면서 미래를 산다.강은 헤아릴 수 없는 집합이면서 단일과 평등을 유지한다.강은 스스로를 거울같이 비춰서 모든 것의 제 모습을 비춘다.강은 어느 때 어느 곳에서나 가장 낮은 자리를 택한다.강은 그 어떤 폭력이나 굴욕에도 무저항으로 임하지만 결코 자기를 잃지 않는다. 강은 뭇 생명에게 무조건 베풀고 아예 갚음을 바라지 않는다.강은 스스로가 스스로를 다스려서 어떤 구속에도 자유롭다.강은 생성과 소멸을 거듭하면서 무상 속의 영원을 보여준다.강은 날마다 판토마임으로 나에게 여러 가지를 가르친다.

읽고 싶은 시 2024.1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