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이면 / 박노해 입춘이면 몸을 앓는다잔설 깔린 산처럼 모로 누워은미한 떨림을 듣는다먼 데서 바람이 바뀌어 불고눈밭이 눈물로 녹아내리고언 겨울 품에서 무언가 나오고산 것과 죽은 것이창호지처럼 얇구나떨어져 자리를 지키는 씨앗처럼아픈 몸 웅크려 햇빛 쪼이며오늘은 가만히 숨만 쉬어도 좋았다언 발로 걸어오는 봄 기척은미한 발자국 소리 들으며 읽고 싶은 시 2025.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