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싶은 시 748

안개 속에서 / 헤르만 헤세

신기하여라, 안개 속을 헤매는 것은!숲마다 들마다 고독하게어느 나무도 다른 나무를 보는 일 없고모두가 다 외롭기만 하다. 아직도 나의 생활이 밝았을 때에나에게는 세상이 벗들로 넘쳐 있었다.그러나 안개 짙은 지금은누구의 얼굴도 보이지 않는다. 자기를 모든 것으로부터피할 길 없이, 가만히 떼어 놓는어두움을 모르는 사람은 진정 혜안은 아니다. 신기하여라, 안개 속을 헤매는 것은!인생이란 고독한 것.아무도 남을 모른다.모두가 다 고독하기만 하다.

읽고 싶은 시 2015.04.12

사 랑 / 정호승

그대는내 슬픈 운명의 기쁨내가 기도할 수 없을 때기도하는 기도 내 영혼이 가난 할 때부르는 노래모든 시인들이 죽은 뒤에다시 쓰는 시 모든 애인들이 끝끝내 지키는깨끗한 눈물 오늘도 나는그대를 사랑하는 날보다원망하는 날들이 더 많았나니 창밖에 가난한 등불 하나 내어 걸고기다림 때문에 그대를 사랑하고사랑하기 때문에 그대를 기다리나니 그대는 결국 침묵을 깨뜨리는 침묵 아무리 걸어가도 끝없는 새벽길새벽 달빛 위에 앉아 있던 겨울산작은 나뭇가지 위에 잠들던 바다 우리가 사랑이라고 부르던사막의 마지막 별빛 언젠가 내 가슴 속봄날에 피었던 흰 냉이꽃

읽고 싶은 시 2015.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