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의 커피 / 이해인 어느 날의 커피 어느 날 혼자 가만히 있다가 갑자기 허무해지고 아무 말도 할 수 없고 가슴이 터딜 것 같고 눈물이 쏟아지는데 누군가 만나고 싶은데 만날 사람이 없다. 주위에는 항상 친구들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날 이런 마음을 들어줄 사람을 생각하니 수첩에 적힌 이름과 전화번.. 읽고 싶은 시 2015.04.24
아 침 / 이해인 사랑하는 친구에게 처음 받은시집의 첫장을 열듯 오늘도아침을 엽니다 나에겐 오늘이 새날이듯당신도 언제나 새사람이고당신을 느끼는 내 마음도 언제나 새마음 입니다 처음으로 당신을 만났던 날의설레임으로나의 하루는 눈을 뜨고나는 당신을 위해출렁이는 안타까운 강입니다 읽고 싶은 시 2015.04.23
고 통 / 헤르만 헤세 고 통 고통은 우리를 왜소하게 만드는 명인. 우리를 태워서 더욱 가난하게 만들고 우리를 자신의 삶으로부터 갈라놓고 우리를 에워싸고 활활 타올라 혼자이게 만드는 불. 지혜와 사랑이 작아진다 위로와 희망도 엷어지고 덧없어진다 고통은 거칠게 시샘하며 우리를 사랑한다 우리는 녹.. 읽고 싶은 시 2015.04.19
안개 속에서 / 헤르만 헤세 신기하여라, 안개 속을 헤매는 것은!숲마다 들마다 고독하게어느 나무도 다른 나무를 보는 일 없고모두가 다 외롭기만 하다. 아직도 나의 생활이 밝았을 때에나에게는 세상이 벗들로 넘쳐 있었다.그러나 안개 짙은 지금은누구의 얼굴도 보이지 않는다. 자기를 모든 것으로부터피할 길 없이, 가만히 떼어 놓는어두움을 모르는 사람은 진정 혜안은 아니다. 신기하여라, 안개 속을 헤매는 것은!인생이란 고독한 것.아무도 남을 모른다.모두가 다 고독하기만 하다. 읽고 싶은 시 2015.04.12
밤의 정감 / 헤르만 헤세 밤 의 정 감 나의 마음을 밝게 해주는 푸른 밤의 힘으로 구름 사이를 깊숙이 뚫고 달과 별, 하늘이 나타나네 굴속을 뚫고 나와 영혼이 활활 타오르네 푸른 별의 향기 속에서 밤이 하프를 연주하기 때문에 그 소리 들린 이후로 근심도 사라지고 고통도 줄어드네 비록 내일은 죽어 없어질지.. 읽고 싶은 시 2015.04.09
바닥에 대하여 / 정호승 바닥에 대하여 바닥까지 가본 사람들은 말한다 결국 바닥은 보이지 않는다고 바닥은 보이지 않지만 그냥 바닥까지 걸어가는 것이라고 바닥까지 걸어가야만 다시 돌아올 수 있다고 바닥을 딛고 굳세게 일어선 사람들은 말한다 더이상 바닥에 발이 닿지 않는다고 발이 닿지 않아도 그냥 .. 읽고 싶은 시 2015.04.08
사 랑 / 정호승 그대는내 슬픈 운명의 기쁨내가 기도할 수 없을 때기도하는 기도 내 영혼이 가난 할 때부르는 노래모든 시인들이 죽은 뒤에다시 쓰는 시 모든 애인들이 끝끝내 지키는깨끗한 눈물 오늘도 나는그대를 사랑하는 날보다원망하는 날들이 더 많았나니 창밖에 가난한 등불 하나 내어 걸고기다림 때문에 그대를 사랑하고사랑하기 때문에 그대를 기다리나니 그대는 결국 침묵을 깨뜨리는 침묵 아무리 걸어가도 끝없는 새벽길새벽 달빛 위에 앉아 있던 겨울산작은 나뭇가지 위에 잠들던 바다 우리가 사랑이라고 부르던사막의 마지막 별빛 언젠가 내 가슴 속봄날에 피었던 흰 냉이꽃 읽고 싶은 시 2015.04.05
쓸쓸한 편지 / 정호승 쓸쓸한 편지 오늘도 삶을 생각하기보다 죽음을 먼저 생각하게 될까봐 두려워라 세상이 나를 버릴 때마다 세상을 버리지 않고 살아온 나는 아침햇살에 내 인생이 따뜻해질 때까지 잠시 나그네새의 집에서 잠들기로 했다 솔바람소리 그친 뒤에도 살아가노라면 사랑도 패배할 때가 있는 법.. 읽고 싶은 시 2015.04.02
새벽의 시 / 정호승 새벽의 시 나는 새벽이 되어서야 알았다 나뭇잎이 나무의 눈물인 것을 새똥이 새들의 눈물인 것을 어머니가 인간의 눈물인 것을 나는 새벽이 되어서야 알았다 나무들의 뿌리가 서로 얽혀 있다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 일이라는 것을 새들이 우리의 더러운 지붕 위에 날아와 똥을 눈다는 것.. 읽고 싶은 시 2015.03.30
밥 값 / 정호승 밥 값 어머니 아무래도 제가 지옥에 한 번 다녀오겠습니다 아무리 멀어도 아침에 출근하듯이 갔다가 저녁에 퇴근하듯이 다녀오겠습니다 식사 거르지 마시고 꼭꼭 씹어서 잡수시고 외출하실 때는 가스불 꼭 잠그시고 너무 염려하지는 마세요 지옥도 사람 사는 곳이겠지요 지금이라도 밥.. 읽고 싶은 시 2015.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