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싶은 시 748

이 세상이 쓸쓸하여 / 도 종 환

이 세상이 쓸쓸하여 들판에 꽃이 핍니다하늘도 허전하여 허공에 새들을 날랍니다   이 세상이 쓸쓸하여 사랑하는 이의이름을 유리창에 썼다간 지우고허전하고 허전하여 뜰에 나와 노래를 부릅니다 산다는 게 생각할수록 슬픈 일이어서파도는 그치지 않고 제 몸을 몰아다가 바위에 던지고 천 권의 책을 읽어도 쓸쓸한 일에서 벗어날 수 없어깊은 밤 잠들지 못하고 글 한 줄을 씁니다   사람들도 쓸쓸하고 쓸쓸하여 사랑을 하고이 세상 가득 그대를 향해 눈이 내립니다

읽고 싶은 시 2015.01.16

희망을 만드는 사람이 되라 / 정호승

이 세상 사람들 모두 잠들고 어둠 속에 갇혀서 꿈조차 잠이 들 때 홀로 일어난 새벽을 두려워 말고 별을 보고 걸어가는 사람이 되라 희망을 만드는 사람이 되라 겨울밤은 깊어서 눈만 내리어 돌아갈 길 없는 오늘 눈 오는 밤도 하루의 일을 끝낸 작업장 부근 촛불도 꺼져가는 어둔 방에서 슬픔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라 희망을 만드는 사람이 되라 절망도 없는 이 절망의 세상 슬픔도 없는 이 슬픔의 세상 사랑하며 살아가면 봄눈이 온다 눈 맞으며 기다리던 기다림 만나 눈 맞으며 그리웁던 그리움 만나 얼씨구나 부둥켜안고 웃어보아라 절씨구나 빰 부비며 울어보아라 별을 보고 걸어가는 사람이 되어 희망을 만드는 사람이 되어 봄 눈 내리는 보리밭길 걷는 자들은 누구든지 달려와서 가슴 가득히 꿈을 받아라 꿈을 받아라

읽고 싶은 시 2015.0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