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싶은 시

밥 값 / 정호승

윤소천 2015. 3. 26. 07:30

 

 

 

 

밥       값

 

 

 

 

 

 

 

 

어머니

아무래도 제가 지옥에 한 번 다녀오겠습니다

아무리 멀어도

아침에 출근하듯이 갔다가

저녁에 퇴근하듯이 다녀오겠습니다

식사 거르지 마시고 꼭꼭 씹어서 잡수시고

외출하실 때는 가스불 꼭 잠그시고

너무 염려하지는 마세요

지옥도 사람 사는 곳이겠지요

지금이라도 밥값을 하러 지옥에 가면

비로소 제가 인간이 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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