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 사는 문우가 서해 구시포에 주꾸미가 한창이라며 불렀다. 동호 명사십리를 거쳐 구시포 가는 길은 해변을 따라 시오리길 해당화가 쭉 피어있었다. 솔밭 사이사이 바닷가 모래밭은 진분홍 꽃잎에 노란 수술을 흠뻑 안은 해당화 밭이었다. 하얀 해당화는 찔레꽃보다 더 함초롬하게 피어있었다. 어린 시절 집 마당에도 해당화가 있었는데 장미 같으면서 찔레도 아닌 것이 온몸에 가시가 덮여 있어 꺾지 못했던 꽃이다. 오랜만에 동네 누이를 만난 것 같은 반가움이었다. 그 후 가끔 동호 바닷가를 찾게 되었는데 그날은 사리 때가 되어 나갔던 바닷물이 세차게 들어오고 있었다. 철석철석 쏴아쏴아 흰 포말을 일으키며 오늘 지내온 바다 이야기를 해당화에게 들려주려는 듯 바삐 들어오고 있었다. 해당화도 바다를 향해 어서 오라 손짓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