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실은 구 층에 있었다 지하 삼 층 차고에서 버튼 하나만 누르면 한순간 하늘로 치솟아오르는 일이 나에겐 예삿일이다 높은 곳을 죽 올라가는 그 재미로 계단을 잊은지 오래다 아 지겨워 하나하나 밞아 언제 오르나 단숨에 잡아 보려 했던 북두칠성 아직 멀어서 나는 오로지 오르는 일에 길들고 비행을 섬긴다 그렇게 쑤욱 솟구쳐 올라가서 강의실에선 낮아지는 걸 가르친다 문학이란 적어도 낮아져 바짝 엎드려 바닥의 그늘을 줍는 것이라고 그늘의 속잎을 끌어내고 나무의 속말을 듣는 것이라고 저 버들잎을 보아라 모든 나무는 하늘 무섭지 않게 뻗어 오르는데 저 버들잎만 겸허히 아래로 아래로 흘러내려 자신의 공간을 비워주고 있지 않느냐 비워주는 일은 마음을 보는 사람만이 하는 일이다 몸을 낮춰야 마음이 보여 그래야 푸른 피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