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 13

길의 노래 / 이정하

​너에게 달려가는 것보다때론 멀찍이 서서 바라보는 것도너를 향한 사랑이라는 것을 알겠다사랑한다는 말을 하는 것보다묵묵히 너의 뒷모습이 되어 주는 것도너를 향한 더 큰 사랑인 줄을 알겠다너로 인해, 너를 알게 됨으로내 가슴에 슬픔이 고이지 않는 날이 없었지만네가 있어 오늘 하루도 넉넉하였음을네 생각마저 접으면어김없이 서쪽 하늘을 벌겋게 수놓는 저녁해자신은 지면서도세상의 아름다운 뒷배경이 되어 주는그 숭고한 헌신을 보며, 내 사랑 또한고운 빛깔로 마알갛게 번지는 저녁해가 되고 싶었다마지막 가는 너의 뒷모습까지 감싸줄 수 있는서쪽 하늘 그 배경이 되고 싶었다 출처 : 길의 노래 / 이정하. 작성자 : 소천의 샘터

읽고 싶은 시 2025.05.28

오늘처럼 만 사랑하자 / 박노해

​오늘은 사랑 하나로 눈부신 날우리 오늘처럼만 사랑하자검푸른 우주 어느 먼 곳에서그대와 내 별의 입맞춤이 있어떨리는 그 별빛 여기 도착해사랑의 입맞춤으로 환히 빛나니우리 오늘처럼만 사랑하자​오늘은 사랑 하나로 충분한 날우리 오늘처럼만 걸어가자바람 부는 길 위에서 그대와 나한 줌의 씨알처럼 가난할지라도가슴에 새긴 입맞춤 하나로함께 가는 걸음마다 꽃을 피우리니우리 오늘처럼만 사랑하자​오늘은 사랑 하나로 감사한 날우리 오늘처럼 만 바라보자해와 별이 하루도 쉬지 않고 비추듯좋은 날도 힘든 날도 함께 앞을 바라보며세상의 아프고 힘든 또 다른 나와 함께이 한 생이 다하도록 깊어지는 사랑으로우리 오늘처럼만 사랑하자​ 출처 : 오늘처럼 만 사랑하자 / 박노해. 작성자 : 소천의 샘터

읽고 싶은 시 2025.05.11

봄이 너라면 / 윤보영

봄이 따뜻하게 다가선 봄이너라면 좋겠다환한 꽃을 피우듯미소 짖는 너라면 좋겠다 봄이꽃샘추위로 다가선다 해도너라면 좋겠다토라졌다 웃는 모습에향기가 나는 너라면 좋겠다 봄이 꽃을 피워놓고허무함을 느끼게 만들어도너라면 좋겠다 그 허무로 네 존재가입증되고행복하다는 것을 아는너라면 좋겠다 아니 봄이 나였으면 좋겠다이미 봄인 너를알아보는 봄이었으면 더 좋겠다 출처 : 봄이 너라면 / 윤보영. 작성자 : 소천의 샘터

읽고 싶은 시 2025.05.09

부처님 오신 날 / 이해인

부처님 당신께서 오신 이 날세상은 어찌 이리아름다운 잔칫집인지요!​당신의 자비 안에낯선 사람 미운 사람 하나도 없고모두가 친구이고 가족입니다모두가 도반이고 애인입니다​세상이란 둥근 연못 위에한 송이 연꽃으로 피고 싶은 사람들이연꽃을 닮은 꽃등을거리마다 집집마다 달고 있네요 절망을 넘어서는 희망미움을 녹이는 용서분열을 메우는 평화만이온 누리에 온 마음에 가득하게 해 달라고두 손을 활짝 펼쳐 등을 달고 있네요​그 따뜻하고 진실한 염원의 불빛들이 모여세상을 환히 밝혀줍니다이웃을 행복하게 해 줍니다​때로는 힘겨워 눈물 흘리면서도각자가 최선을 다하는 삶의 자리에서부처님을 닮게 해 달라고성불하게 해 달라고​정결하게 합장하며향을 피워올리는 이들의어진 눈길을 사랑합니다맑은 음성을 사랑합니다 부처님, 당신께서 오신 이 ..

읽고 싶은 시 2025.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