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산에 잔설이 아직 녹지 않은 채 바라다보이고 소매 끝을 스치는 바람이 맵고 옹골차지만 이미 우리들 마음속에 봄은 깊이 들어와 있는 듯하다. 겨울이 지루하게 느껴졌음일까 ? 봄은 언제나 가슴 두근거리게 하며 찾아오고, 하는 확인을 거듭하게 된다. 그런 봄은 역시 깨어나고 일어서고 그래서 더욱 미래 지향적인 희망을 노래하는 것으로 우리에게 인식되어 있다. 그러나 겨울잠에서 깨어나고 앉은뱅이 풀들이 푸른 꽃대를 지켜들고 일어서는 봄의 축제 외에도 결코 제외될 수 없는 귀중한 행사가 봄 속에는 꿈틀대고 있는 것이다. 누군가가 했던 말이지만 을 줄인 말로 바라보는 일 혹은 바라보는 정신의 계절이라고 단적으로 말할 수 있다. 황량한 겨울 들판, 때로는 죽음의 들판으로 비쳐왔던 그 땅 위에 생명이 넘실거리며 초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