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와 소유욕이 얽히고 설킨 세상에 살다 보면, 무소유의 세계가 그리워지고, 무소유의 삶을 온몸으로 살다 간 선인들이 그리워지곤 한다. 우리나라에도 원효나 김시습 같은 무소유의 멋쟁이 구걸승이나 방랑자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그래도 그런 사람들이 무리지어 살았던 시기와 장소는 당나라 후기와 송나라 초기의 중국이 아니었나 싶다. 그때 한산(寒山)이나 방거사(龐居士) 같은 명품은 말할 것도 없고 오가(五家) 칠종(七宗)의 거의 모든 선승들이 소유에서 해방된 자유로운 삶을 살았던 것이다. 선승들의 이야기는 거의 다 개성 있는 빛을 지니고 있다. ]그 많은 독특한 빛들 속에 가장 강렬한 것 가운데 하나는 조주(趙州)스님과 투자(投子) 스님 사이의 첫 만남 장면이다. 당시 조주는 맨몸으로 방랑을 하고 있었고 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