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비가 오는 날이다. 비가 와서 그런지 백마호白馬湖가 생각난다. 내가 백마호에 처음 왔을 때가 바로 산들바람이 살랑거리던 봄날이었기 때문이다. 백마호는 용소俑紹 철도상의 역정驛亭 정거장에 위치한 아주 작은 시골 구석에 있다. 북방에서 백마호를 이야기하면 필시 백이면 백 사람 모른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거긴 괜찮은 곳이다. 이름부터가 괜찮은 이름이다. 송宋나라 때인가 어느 주周씨가 백마를 타고 호수로 들어가 신선이 되었다는 전설이 있어서 이렇게 이름 붙었단다. 이런 전설 역시 괜찮은 이야기다. 당신이 이런 전설을 수집하여 한 권의 소책자로 엮어낸다면 북신서국北新書局에 넘겨 출판해도 좋다. 백마호는 둥그렇거나 네모진 호수가 아니다. 짐작하겠지만 굽이굽이 돌아가는 크고 작은 호수들을 모두 합쳐서 부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