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싶은 시

밀 물 / 도종환

윤소천 2014. 5. 29. 07:24

 

 

 

밀        물

 

 

 



                                                        

모순투성이의 날들이 내게 오지 않았다면

내 삶은 심심하였으리

그물에서 빠져나오려고 몸부림치지 않았다면

내 젊은 날은 개울 옆을 지날 때처럼

밋밋하였으리 무료하였으리

갯바닥 다 드러나도록 모조리 빼앗기고 나면

안간힘 다해 당기고 끌어와

다시 출렁이게 하는 날이 없었다면

내 영혼은 늪처럼 서서히 부패해갔으리

고마운 모순의 날들이여

싸움과 번뇌의 시간이여

 

 

 

'읽고 싶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 필 / 신달자  (0) 2014.06.02
초여름의 꿈 / 황동규  (0) 2014.05.31
천 년 느티나무 / 신달자  (0) 2014.05.23
벼랑 위의 생 / 신달자  (0) 2014.05.22
겨울 영산홍 / 황동규  (0) 2014.0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