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질구레하다
손톱 거스러미와 옷섶 보푸라기가 일렁인다
잘 입은 정장에 단추 하나가 떨어진 것도 보인다
그 행간에 몇 개 염전이 산다
불가촉천민의 닳은 숟가락 보인다
가파른 언덕으로 리어카를 끌고 가는 등 보인다
지나치게 도도한 목을 꺽고 두 손을 모으고 생각에 잠긴 사람 있다
맨얼굴로 정직을 쟁기질하는 농부도 보인다
그 너머 정겹게 오라는 손짓이 있다
그것을 지나야 한다 맨얼굴 아래 더 아래 다시 가고 다시 가노라면
묵은 짐 내리게 하는 평안의 의자가 거기 있다
후미진 골목 가장자리 나팔꽃이 활짝 아침 열고
따뜻한 물속에 두 발 담그니
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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