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위의 생
너무 늦게 왔다
정선 몰운대 죽은 소나무
내 발길 닿자
드디어 마지막 유언 같은 한마디 던진다
발아래는 늘 벼랑이라고
몸서리치며 울부짖는 나에게
몇몇 백 년
벼랑 위에 살다 벼랑 위에서
죽은 소나무는
내게
자신의 위태로운 평화를 보여 주고 싶었나 봐
죽음도 하나의 삶이라고
하나의 경건한 침묵이라고 말하고 서 있는
정선 몰운대 소나무
서 있는 나무 시체는
죽음을 딛고 서서
따뜻하고 깊은 목숨으로
내 마음에 돌아와
앞으로 다시 몇몇 백 년
벼랑 위의 생을 다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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