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 7

감사와 행복 / 이해인

내 하루의 처음과 마지막 기도한 해의 처음과 마지막 기도그리고 내 한 생애의 처음과 마지막 기도는'감사합니다!'라는 말이 되도록감사를 하나의 숨결 같은 노래로 부르고 싶다. 감사하면 아름다우리라.감사하면 행복하리라.감사하면 따뜻하리라.감사하면 웃게되리라. 감사가 힘들 적에도주문을 외우듯이 시를 읊듯항상 이렇게 노래해 봅시다. 오늘 하루도 이렇게 살아서 하늘과 바다와산을 바라볼 수 있음을 감사합니다.하늘의 높음과 바다의 넓음과산의 깊음을 통해오래오래 사랑하는 마음을배울 수 있어 행복합니다.

읽고 싶은 시 2024.08.27

때때로 인생은 / 헤르만 헤세

때때로 강렬한 빛을 피우며인생은 즐겁게 반짝거린다.그리고 웃으며 묻지도 않는다.괴로워하는 사람들을, 멸망하는 사람들을. 그러나 나의 마음은언제나 그들과 함께 있다.괴로움을 숨기고, 울기 위하여그리움이 저녁에 방으로 숨어드는 괴로움에 얽혀 갈피를 못 잡는많은 사람들을 나는 안다.그들의 영혼을 형제라고 부르고반가이 나를 맞아 들인다. 젖은 손 위에 엎드려밤마다 우는 사람들을 나는 안다.그들은 캄캄한 벽이 보일뿐빛은 하나도 없다. 그러나 암흑과 근심으로 하여훈훈한 사랑의 빛을남 몰래 지니고 있는 것을그들은 모르고 헤매이고 있다.

읽고 싶은 시 2024.08.24

기억하라 / 박노해

기억하라 세상 모든 것의 시작은지금 너 하나로부터가 아니라는 것을 현실이 아무리 엉망진창으로 보여도우리 인생은 장엄하게 지속되는 흐름이고단 한순간도 역사에 단절이 없는 것 한 시절 잘못된 자들이 설친다 하여우리 삶이 그리 쉽게 딸려갈 줄 아느냐함부로 좌지우지되는 역사인 줄 아느냐 비록 일시 어둠이 오고 악인이 와도그마져 우리 안의 선의 불꽃을 일깨우고잠든 정의의 노래를 부르게 하는 것이니 고통의 날에도 다시 해는 뜨고 꽃은 피고사람들은 울고 웃고 사랑하고 서로 격려하며아이들은 선한 기억을 물려받고 자랄 것이니 다만 우리는 좀더 유장한 마음으로성찰하고 정리하고 앞을 내다보면서다시 희망의 길을 찿아가는 것이다 기억하라, 세상 모든 것의 시작은지금 여기 나 하나로부터라는 것을

읽고 싶은 시 2024.08.23

들을 걸으며 / 조병화

들을 걸으며무심코 지나치는 들꽃처럼삼삼히 살아갈 수는 없을까​너와 내가 서로 같이사랑하던 것들도 미워하던 것들도작게 피어난 들꽃처럼​지나가는 바람에 산들산들삼삼히 흔들릴 수는 없을까눈에 보이는 거 지나가면 그 뿐​정들었던 사람아헤어짐을 아파하지 말자들꽃처럼, 들꽃처럼, 실로 들꽃처럼​지나가는 바람에 산들산들아무것도 없었던 것처럼삼삼히, 그저 삼삼히

읽고 싶은 시 2024.08.12

다시 산에 와서 / 나태주

세상에 그 흔한 눈물세상에 그 많은 이별들을내 모두 졸업하게 되는 날산으로 다시 와정정한 소나무 아래 터를 잡고둥그런 무덤으로 누워억새풀이나 기르며솔바람 소리나 들으며 앉아 있으리​멧새며 소쩍새 같은 것들이 와서 울어 주는 곳그들의 애인들꺼정 데불고 와서 지저귀는햇볕이 천년을 느을 고르게 비추는 곳쯤에 와서밤마다 내리는 이슬과 서리를 마다하지 않으리​내 이승에서 빚진 마음들을 모두 갚게 되는 날너를 사랑하는 마음까지백발로 졸업하게 되는 날갈꽃 핀 등성이 너머네가 웃으며 내게 온다 해도하나도 마음 설레일 것 없고하나도 네게 들려줄 얘기 이제 내게 없으니너를 안다고도또 모른다고도숫제 말하지 않으리​그 세상에 흔한 이별이며 눈물그리고 밤마다 오는 불면들을내 모두 졸업하게 되는 날산에 다시 와서싱그런 나무들 옆..

읽고 싶은 시 2024.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