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석사 무량수전에는 누가 사는가?
새벽 봉황산
어둠 막 흔들렸으나 빛 채 배어들기 전
돌계단 디디며 헛디디며 안양루 오르는 길의
이 어둠도 빛도 아닌
그렇다고 빛 아닌 것도 아닌.
아 어찌할 거나
혹 사후(死後) 세상 빛깔이 이렇지나 않을까.
조금만 흔들어도 금시 생시가 다시 태어날.
무량수전 안에는
해 지는 쪽에서 해 나는 쪽을 향해
눈 크게 뜨고
밤낮없이 깜짝하지 않고 앉아있는
한 모진 인간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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