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도 부활도 다가오는 부활절도 다 삶의 일인데
이따금 속 모르는 추억은
오십 년 전 그대 살던 동네까지 다시 길을 놓건만
봄 가뭄 끝에 흐르다 만 개울까지 그대로 멈춰놓건만
첫사랑은 부활하지 않는고나.
문 앞에서 머뭇대다 나도 몰래 옆 골목으로 새면
쓰다 쓰다 채 못 쓴 편지처럼 진해지고 진해지던 하늘
오늘은 빗방울이 되어 흩날린다.
그렇다. 오랜만에 비 저리 소리 내며 내리는데
비안개 사방에 피어 있는데
마지못해 첫사랑이 부활한다면
잃은 사랑 정성 들여 수놓은 저 여러 필(疋) 추억은
어디다 널어 말려야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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