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싶은 시

사랑의 일 초 2 / 정윤천

윤소천 2014. 5. 16. 07:08

 

 

 

사랑의 일 초 2

 

 

 




사랑을 지우는 데 드는 시간은

일 초 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일 초는

일 초 만에 돌아와 제자리를 잡고는 합니다

그러니 칼로 물 베기의 일 초입니다


일 초 동안 당신에게서 잠시 벗어나보기도 합니다

그러니 그때부터의 일 초는

전혀 딴 세상의 일 초입니다

먹구름과 번개가 동반하는 일 초입니다

장풍을 맞은 듯 온몸이 후들거리는 일 초입니다


당신에게로 돌아가는 일 초

사랑을 지워. 그것을 다시 회복하는 시간은

그러니 한사코 일 초입니다

일 초밖에 걸리지 않는 너무도 뻔한 상식의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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