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깨침에 대해
너무 많은 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지 않은가.
봄이 오면 풀과 나무는 절로 꽃을 피우는데?
불타의 말에 예수는 못 들은 척
산사(山寺)에 오르는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갑자기 산이 꿈틀대더니
꽃의 파도가 되었다.
다시 보니 산이었다.
눈을 거두며 예수가 말했다.
‘사람의 속모습은 거의 비슷하지.
겉으론 봄꽃 진 다음 여름꽃 피고
꽃인지 낟알인지 모를 걸 머리에 달고 가을 억새는
좋아서 물결치지만.’
‘아예 하찮은 풀로 치부하고 살다가
어느 일순 환히 꽃 피우는 자는?’
불타의 말을 받아 예수가 속삭였다.
‘겁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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