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그 네 2
어디서 왔는지
알양이면
지레 떠나지도
않았을 게다.
어디로 가는
길이냐고
물을수록
기차구나.
이제사 세월도
못 속이는 나날이기에
호사스런 바람일래
나를 등지고만 간다.
한 자죽만 비긋하면
만(萬)길 벼랑이어서
날개도 못 돋친
타고 난 재주에
수월한 뉘 길을
겹눈질도 않는다.
빛과 공기(空氣)와 물을
노자(路資)로 삼았기에
욕(辱)스런 재물을
탐낼 극성은 없고
마음이 가난할수록
외롭지 않을 이웃은 있다.
그래도 타오르는
목 마름이야
땅 샘으론 축여질리 없어
차라리 보채지도 않고
바닥도 없는 이 설움을
닦아 줄 손길이사
하늘아랜 없기에
눈물을랑 거두련다.
예서부터는 닿을 곳도
고향도 하나 같이 보여서
운명(運命)도 넘은
손에 매달려
보이지도 않는
길을 헤치며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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