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싶은 시

나그네 1 / 구 상

윤소천 2014. 9. 23. 07:16

 

나 그 네 1

 

 

 


     

돌메는 단단한지......

하늘인 듯 먼 길이여......

   

어제에도

오늘도

또 내일도

머물러서 안된다.

   

꽃 길만을

샘내다가

행여나 걸음을

느꿀세라.

   

아예 길 동무엔

바치지 말고

길목 양지달음에서

손짓하고 부를수록

귀머거리인 채

잠잠히 가라.

 

비바람이나

눈보라를 만나면

마방아깐

돌다리 밑

발 디딘 처마 끝에서

밤도 눈 뜨고 세워라.

   

하도 심심커덜랑

산과 들과 내와 벗하며

   

떠가는 구름을 우러러

하염없이 얘기를 걸라.

   

뜻한 곳 저절로

이를양이면

그제사 숨 한 번

크게 쉬고

끝없는 쉼의

그늘로 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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