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싶은 시

나그네 2 / 구 상

윤소천 2014. 9. 24. 07:59

 

나 그 네 2

 

 

 

   

어디서 왔는지

알양이면

지레 떠나지도

않았을 게다.

   

어디로 가는

길이냐고

물을수록

기차구나.

   

이제사 세월도

못 속이는 나날이기에

호사스런 바람일래

나를 등지고만 간다.

   

한 자죽만 비긋하면

만(萬)길 벼랑이어서

날개도 못 돋친

타고 난 재주에

수월한 뉘 길을

겹눈질도 않는다.

   

빛과 공기(空氣)와 물을

노자(路資)로 삼았기에

욕(辱)스런 재물을

탐낼 극성은 없고

마음이 가난할수록

외롭지 않을 이웃은 있다.

 

그래도 타오르는

목 마름이야

땅 샘으론 축여질리 없어

차라리 보채지도 않고

바닥도 없는 이 설움을

닦아 줄 손길이사

하늘아랜 없기에

눈물을랑 거두련다.

   

예서부터는 닿을 곳도

고향도 하나 같이 보여서

운명(運命)도 넘은

손에 매달려

보이지도 않는

길을 헤치며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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