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지하 형 미안해/최인호
지하 형, 미안해 최인호 며칠전 원주에 들렀다가 대학 선배들과 함께 소설가 박경리 선생님댁에 들른 적이 있었다. 오래전 박경리 선생님은 원주로 낙향하여 텃밭을 일구고 두문불출하고 있다는 소식을 잡지에서 신문에서 전해듣고 있었는데, 우연히 선생님댁을 방문하게 된 것이었다. 문단에 데뷔한 지 햇수로 25년째 되어가는데도 나는 한번도 박경리 선생님을 만나뵌 적이 없다.연세대학의 교수로 있는 대학 선배들이 길잡이를 하였는데, 생전 처음 만나뵈면서 빈손으로 찾아뵙는 것이 어색해서 간단한 선물이라도 하자고 하였더니 대뜸 정현기 교수가 집앞 가게에서 라면을 한 박스 사라는 것이었다. 박 선생님이 유난히 라면을 좋아하니 그게 최고의 선물이라는 것이었다.처음 뵙는 문단 대선배에게 라면이라니, 참 어울리지 않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