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 6

제 44회 한국수필문학상 수상 소감 / 윤소천

산과 들이 초록으로 무성해지며청보리 익는 맑고 푸른 유월입니다.뜻밖의 수상 소식에 죽비로 맞은듯 정신이 번쩍 났습니다. 제가 전생에나라를 구했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나를 재삼 돌아보면서 미숙한 제게 더열심히 하라는 격려라 생각합니다. 우리는 지금 졍보화 시대의 AI인공지능 시대를 맞아, 격변 속에 혼돈을겪으며 인간성과 정서가 메말라가는현대를 살고 있습니다. 이 어려운 시대에저는 모두가 기본의 양심으로 돌아와,우주의 사랑에 눈뜨는 일이 이 시대를이겨내는 유일한 해답이라고 믿고 있습니다.사랑은 길이 끝나는 곳에서 새로운길을 열어주고, 세상의 모든 어려움과죽음까지도 이겨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문학이 영혼의 상처를 사랑의 향기로바꾸어 주는 행위라 한다면, 이 사랑의향기가 곧 수필이라는 생각을 합니다.잊고 ..

소천의 수필 2025.06.30

먼 길 / 김복수

​먼 길이라고 겁먹지 마라나서면 갈 수 있는 길이다​먼 길이라고 뒤돌아서지 마라가까운 길도 먼 길이 될 수 있다​먼 길이라고 결코 포기하지 마라이 세상에 갈 수 없는 길은 존재하지 않는다​보이지 않는 길이라고 망설이지 마라네가 가면 길이 되는 것이다​풀잎에 내린 이슬도길을 나서면 바다에 간다​처음부터한 발 한 발 걷다 보면 갈 수 있는 것도먼 길이다 출처 : 먼 길 / 김복수. 작성자 : 소천의 샘터

읽고 싶은 시 2025.06.04

6월 / 황금찬

6월은녹색 분말을 뿌리며하늘 날개를 타고 왔느니.맑은 아침뜰 앞에 날아와 앉은산새 한 마리낭랑한 목청이신록에 젖었다.허공으로날개 치듯 뿜어 올리는 분수풀잎에 맺힌 물방울에서도6월의 하늘을 본다.신록은꽃보다 아름다워라.마음에 하늘을 담고푸름의 파도를 걷는다.창을 열면6월은 액자 속의 그림이 되어벽 저만한 위치에바람 없이 걸려 있다.지금 이 하늘에6월에 가져온한 폭의 풍경화를나는 이만한 거리에서바라보고 있다. 출처 : 6월 / 황금찬. 작성자 : 소천의 샘터

읽고 싶은 시 2025.06.01

오 월 / 피천득

오월은 금방 찬물로 세수를 한 스물한 살 청신한 얼굴이다. 하얀 손가락에 끼여 있는 비취가락지다. 오월은 앵두와 어린 딸기의 달이요, 오월은 모란의 달이다. 그러나 오월은 무엇보다도 신록의 달이다. 전나무의 바늘잎도 연한 살결같이 보드랍다. 스물한 살이 나였을 오월, 불현 듯 밤차를 타고 피서지에 간 일이 있다. 해변가에 엎어져 있는 보트, 덧문이 닫혀 있는 별장들, 그러나 시월같이 쓸쓸하지 않았다. 가까이 보이는 섬들이 생생한 색이었다. 得了愛情痛苦失了愛情通告얻었도다 애정의 고통을버렸도다 애정의 고통을 젊어서 죽은 중국 시인의 이 글귀를 모래 위에 써놓고, 나는 죽지 않고 돌아왔다. 신록을 바라다보면 내가 살아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즐겁다. 내 나이를 세어 무엇 하리. 나는 지금 오월 속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