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고을 광주光州를 안고 있는 무등산은 인근 사방 어디에서 보아도 자애롭고 든든한 모습이다. 무등無等은 하늘과 땅 그리고 사람, 세상만물이 평등하다는 하늘의 섭리를 보여주고 있다. 부드러운 무등의 능선은 푸른 하늘에 욕심 없이 그어놓은 한 가닥 선線이다. 나는 무등산 아래 빛고을 유동柳洞, 버들마을에서 태어났다. 부모님의 품에서 포근했던 유년시절, 방문을 열고 마루에 서면 탱자 울 너머로 무등산이 보였다. 무등산에 눈이 세 번 오면 시내에 첫눈이 온다는 말에 무등산에 하얀 눈이 내린 아침이면, 누나는 일찍 일어나 ‘눈 왔다. 무등산에 눈 왔어.’하고 우리를 깨우고, 우리 형제들은 우르르 마루로 나와 무등산을 바라보았다. 학창시절 방학이 되어 서울에서 고향으로 돌아올 때면, 무등산은 저 멀리서 먼저 어서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