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을 / 김현승 봄은 가까운 땅에서숨결과 같이 일더니 가을은 머나먼 하늘에서차가운 물결과 같이 밀려온다. 꽃잎을 이겨살을 빚던 봄과는 달리별을 생각하고 깍고 다듬어가을은내 마음의 보석(寶石)을 만든다. 눈동자 먼 봄이라면입술을 다문 가을. 봄은 언어 가운데서네 노래를 고르더니가을은 네 노래를 헤치고내 언어의 뼈마디를이 고요한 밤에 고른다. 읽고 싶은 시 2024.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