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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기도 / 이해인

​너도 나도 집을 향한 그리움으로둥근 달이 되는 한가위​우리가 서로를 바라보는 눈길이달빛처럼 순하고 부드럽기를​우리의 삶이 욕심의 어둠을 걷어내좀 더 환해지기를​모난 미움과 편견을 버리고 좀 더 둥글어지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하려니하늘보다 내 마음에고운 달이 먼저 뜹니다​한가위 달을 마음에 걸어두고당신도 내내 행복하세요 둥글게  [출처] 달빛 기도/이해인, 작성자 소천의 샘터

읽고 싶은 시 2024.09.16

차를 마시며 / 윤소천

1990년 초였다. 사업차 서울에 갔다가 친구와 홍익대 앞 전통 찻집에 들렀는데, 찻집 분위기가 고풍스럽고 편안했다. 처음으로 다기에 우려내어 차를 마셨는데 깊고 은은한 향이 입안에 오래 남아 있어 참 좋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중국의 귀한 일급 청차淸茶였다. 나는 급한 성정에 친구가 추천해준 다기와 차 두 봉지를 사 들고 내려왔다.  그 후 십여 년이 지나서야 차 맛을 알게 된 듯하다. 차 문화가 시작된 중국에서는 예부터 차는 정행검덕精行儉德한 사람에게 좋다 했다. 차를 마시는 사람은 평정심平靜心이 있어 검소하며 소박한 삶을 산다는 말이다. 이들을 매사에 처신이 반듯하고 여유가 있어 겸손하고 덕망있는 현자賢者라 했다.   옛글에서 차의 첫 잔은 우매愚昧한 마음을 씻어 상쾌한 마음을 갖게 하고, 둘째 잔..

소천의 수필 2024.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