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4102

그리스도 폴의 강 36 / 구 상

​ ​ 내가 이 강에다 종이배 처럼 띄워보내는 이 그리움과 염원은 그 어디서고 만날 것이다 그 어느 때이고 이뤄질 것이다 ​ 저 망망한 바다 한복판일는지 저 허허한 하늘 속일는지 다시 이 지구로 돌아와 설는지 그 신령한 조화 속이사 알 바 없으나 ​ 생명의 영원한 동산 속의 불변하는 한 모습이 되어 ​ 내가 이 강에다 종이배처럼 띄워보내는 이 그리움과 염원은 그 어디서고 만날 것이다 그 어느 때고 이뤄질 것이다 ​

읽고 싶은 시 2024.01.27

눈 내리는 길로 오라 / 홍윤숙

눈 내리는 길로 오라 눈을 맞으며 오라 눈 속에 눈처럼 하얗게 얼어서 오라 얼어서 오는 너를 먼 길에서 맞으면 어쩔까 나는 향기로이 타오르는 눈 속의 청솔가지 스무 살 적 미열로 물드는 귀를 한 자쯤 눈 쌓이고, 쌓인 눈밭에 아름드리 해 뜨는 진솔길로 오라 눈 위에 눈 같이 쌓인 해를 밞고 오라 해 속에 박힌 까만 꽃씨처럼 오는 너를 맞으면 어쩔까 나는 아질아질 붉어지는 눈밭의 진달래 석 달 열흘 숨겨온 말도 울컥 터지고 오다가다 어디선가 만날 것 같은 설레는 눈길 위에 자라 온 꿈 삼십 년 그 거리에 바람은 청청히 젊기만 하고 눈발은 따뜻이 쌓이기만 하고

읽고 싶은 시 2024.0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