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4094

가 을 / 김현승

봄은 가까운 땅에서숨결과 같이 일더니   가을은 머나먼 하늘에서차가운 물결과 같이 밀려온다.   꽃잎을 이겨살을 빚던 봄과는 달리별을 생각하고 깍고 다듬어가을은내 마음의 보석(寶石)을 만든다.   눈동자 먼 봄이라면입술을 다문 가을.  봄은 언어 가운데서네 노래를 고르더니가을은 네 노래를 헤치고내 언어의 뼈마디를이 고요한 밤에 고른다.

읽고 싶은 시 2024.09.04

감사와 행복 / 이해인

내 하루의 처음과 마지막 기도한 해의 처음과 마지막 기도그리고 내 한 생애의 처음과 마지막 기도는'감사합니다!'라는 말이 되도록감사를 하나의 숨결 같은 노래로 부르고 싶다. 감사하면 아름다우리라.감사하면 행복하리라.감사하면 따뜻하리라.감사하면 웃게되리라. 감사가 힘들 적에도주문을 외우듯이 시를 읊듯항상 이렇게 노래해 봅시다. 오늘 하루도 이렇게 살아서 하늘과 바다와산을 바라볼 수 있음을 감사합니다.하늘의 높음과 바다의 넓음과산의 깊음을 통해오래오래 사랑하는 마음을배울 수 있어 행복합니다.

읽고 싶은 시 2024.08.27

때때로 인생은 / 헤르만 헤세

때때로 강렬한 빛을 피우며인생은 즐겁게 반짝거린다.그리고 웃으며 묻지도 않는다.괴로워하는 사람들을, 멸망하는 사람들을. 그러나 나의 마음은언제나 그들과 함께 있다.괴로움을 숨기고, 울기 위하여그리움이 저녁에 방으로 숨어드는 괴로움에 얽혀 갈피를 못 잡는많은 사람들을 나는 안다.그들의 영혼을 형제라고 부르고반가이 나를 맞아 들인다. 젖은 손 위에 엎드려밤마다 우는 사람들을 나는 안다.그들은 캄캄한 벽이 보일뿐빛은 하나도 없다. 그러나 암흑과 근심으로 하여훈훈한 사랑의 빛을남 몰래 지니고 있는 것을그들은 모르고 헤매이고 있다.

읽고 싶은 시 2024.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