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의 공기가 산뜻하게 느껴지는 9월의 아침이다. 잠에서 깨면 촛불을 켜고 향을 피우고 감사기도를 드린다. 촛불 위로 향이 번지면 예스러운 분위기에 마음이 가라앉아 차분해진다. 아침이면 처음 만나는 것이 길 건너 대숲에 둥지를 튼 새들이다. 새들은 먼동이 트기 시작하면 어느새 지저귀고 있다. 소란스럽기도 하지만, 가만히 듣고 있으면 즐겁고 맑은 새소리에 생동감이 느껴진다. 뜰에는 봉숭아 분꽃 맨드라미와 옥잠화 구절초 백일홍이 한창이고연못의 연꽃은 마지막 꽃을 피우고 있다. 무더위와 태풍을 이겨내고 맑은 이슬을 머금고 저마다 피어 있는 싱그러운 아침이다. 꽃은 도심의 공원이나 깊은 산 계곡, 농촌 마을이나 외딴 섬 아무 데나 자리를 잡으면 이물없이 철따라 피고 진다. 전원시인 헤르만 헤세는 그의 시 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