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투명한 의미가 적운처럼 쌓인 시절
암흑을 몰아내는 투명한 생의 주문
서창(西窓)에 봄 들어오자 마른 산이 부푼다
바람에 흔들려도 사랑은 청밀 범벅
산에서 날아오는 노래가 달콤쌉쌀하다
껴안고 거느린 그늘 온몸으로 꽃이다
모자 속의 모자는 성장한 기억인 것
아끼던 모자들을 공손하게 벗는다
서쪽에 산그늘 내리면 기념하듯 하나씩
서창이 액자처럼 석양을 갈아 끼운다
뜨거운 묵도 속에 별을 보는 사람아
기약은 먼 하늘 소관 우리 소임은 나그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