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싶은 시

서 창 / 서연정

윤소천 2022. 8. 15. 08:05

 

 

 

불투명한 의미가 적운처럼 쌓인 시절

암흑을 몰아내는 투명한 생의 주문

서창(西窓)에 봄 들어오자 마른 산이 부푼다

 

바람에 흔들려도 사랑은 청밀 범벅

산에서 날아오는 노래가 달콤쌉쌀하다

껴안고 거느린 그늘 온몸으로 꽃이다

 

모자 속의 모자는 성장한 기억인 것

아끼던 모자들을 공손하게 벗는다

서쪽에 산그늘 내리면 기념하듯 하나씩

 

서창이 액자처럼 석양을 갈아 끼운다

뜨거운 묵도 속에 별을 보는 사람아

기약은 먼 하늘 소관 우리 소임은 나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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