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시 령
바람이 분다 모든 것을 버리고 돌아오라
바람이 분다 가난한 모습으로 돌아오라
찬란했던 잎새들의 푸른 박수소리도
잎잎마다 쏟아지던 반짝이는 햇살도
모두 다 버리고 빈 몸으로 돌아오라
말을 많이 했거든 말을 버리고 돌아오라
큰 몸짓 많았거든 몸짓들을 빼내고
홀가분한 모습으로 들을 건너 돌아오라
두려워 말라 미시령 넘는 늦가을 나무처럼
모든 것을 되돌려주고 돌아오라
많은 이름으로 둘러싸여 사는 그대여
갈잎이 무수히 가고 있다 가벼워져 돌아오라.
'읽고 싶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의 일 초 2 / 정윤천 (0) | 2014.05.16 |
---|---|
사랑의 일초 1 / 정윤천 (0) | 2014.05.15 |
상선암에서 / 도종환 (0) | 2014.05.13 |
요한계시록 / 황동규 (0) | 2014.05.12 |
홀로움 / 황동규 (0) | 2014.05.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