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를 길러본 사람만이 안다
반듯하게 잘 자란 나무는
제대로 열매를 맺지 못한다는 것을
너무 잘나고 큰 나무는
제 치례하느라 오히려
좋은 열매를 갖지 못한다는 것을
한 군데 쯤 부러졌거나 가지를 친 나무에
또는 못나고 볼품없이 자란 나무에
보다 실하고
단단한 열매가 맺힌다는 것을
나무를 길러본 사람만이 안다
우쭐대며 자란 나무는
이웃 나무가 자라는 것을 가로막는다는 것을
햇빛과 바람을 독차지해서
동무 나무가 꽃 피고 열매 맺는 것을
훼방한다는 것을
그래서 뽑거나
베어버릴 수밖에 없다는 것을
사람이 사는 일이 어찌 이와 같을까만
'읽고 싶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호랑지빠귀 / 도종환 (0) | 2014.05.01 |
---|---|
핸드폰 / 신달자 (0) | 2014.04.30 |
꽃이 피는가 싶더니 꽃이 지고 있습니다 / 도종환 (0) | 2014.04.28 |
늦은 꽃 / 도종환 (0) | 2014.04.22 |
소리없는 말씀 / 신달자 (0) | 2014.04.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