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 로 6
돌아보면 세상은 해 뜨는 날보다
눈, 비, 때로 폭풍, 가끔
까닭 모를 돌팔매 심심치 않게 날아들어
가슴에 구멍 뚫던 날들 허다했지만
저녁이면 드높이 창마다 달아 주시는
어머니 기도의 등불 늘 거기에 있어
어두운 길 헤매지 않고 돌아갔습니다
다친 가슴 희망으로 다시 약 바르고
평화와 안식의 잠이 들었고
내일은 또 내일의 태양이 뜨고
창마다 눈부신 나팔꽃 피고
어머니 지키시는 사랑의 집이 있어
돌아가는 길 어디서나 둥그렇게 보름달 떴습니다
믿는 만큼 가슴 훈훈하고 환해지던 길
오늘은 그 길 불 꺼진 창 잠긴 철문을
차디찬 열쇠 몇 개 가슴에 녹이며
그림자 데리고 적막 앞세우고
터벅터벅 걸어서 돌아갑니다
처음 가는 길도 아닌데 사계절 흔들리며 지척이며
나뭇잎 지는 가슴, 이 밤엔
때 아닌 겨울비 추적추적 등을 적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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