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싶은 시

창 / 홍윤숙

윤소천 2015. 2. 7. 14:29

 

 

 

 

 

 

 

 

 

 

 

창은 열려 있어야 한다

닫힌 창은 창이 아니다

환희 열린 창 앞에 서면

미지의 먼 나라들이

뭇별로 떠오르고

끝없이 아득한 길들이 나를 불렀다

나는 넓은 세상 길 위에서

수만 날을 꿈꾸며 떠돌았다

 

지친 여로의 날 저물고

아득한 마을 등불 켜지면

키 낮은 굴뚝에서

하얀 저녁 연기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고향집 그리워

 

거기 언제나 가슴 환희 열린 창

돌아갈 집이 있어

지상의 날들 비 오고 바람 차도

행복했다

 

창, 영원히 열려있는 자유의 출구

창은 날마다 떠나는 포구가 되고

수만 리 길 돌아가는

원항선의 등대가 된다

 

내 생애의 밝고 따뜻하던

그리운 창

나는 너의 창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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