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싶은 시

꽃 / 서정주

윤소천 2014. 12. 3. 20:50

 

 

 

 

 



 

가신이들의 헐덕이든 숨결로

곱게 곱게 씻기운 꽃이 피었다.

 

흐트러진 머리털 그냥 그대로,

그 몸ㅅ짓 그 음성 그냥 그대로,

옛사람들의 노래는 여기 있어라.

   

오- 그 기름 묻은 마리ㅅ박 낱낱이 더워

땀 흘리고 간 옛사람들의

노래ㅅ소리는 하늘 우에 있어라.

  

쉬어가자 벗이여 쉬여서 가자

여기 새로 핀 크낙한 꽃 그늘에

벗이여 우리도 쉬여서 가자.

   

맞나는 샘물마다 목을 추기며

이끼 낀 바위ㅅ돌에 택을 고이고

자칫하면 다시 못 볼 하늘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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