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싶은 시

풀 잎 / 강은교

윤소천 2014. 12. 1. 06:44

 

  

풀   잎

 

 

  



 

아주 뒷날 부는 바람을

나는 알고 있어요.

아주 뒷날 눈비가

어느 집 창틀을 넘나드는지도.

늦도록 잠이 안와

살(肉) 밖으로 나가 앉는 날이면

어쩌면 그렇게도 어김없이

울며 떠나는 당신들이 보여요.

누런 베수건 거머쥐고

닦아도 닦아도 지지 않는 피(血)들 닦으며

아, 하루나 이틀

해 저문 하늘을 우러르다 가네요.

알 수 있어요, 우린

땅속에 다시 눕지 않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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