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 잎
아주 뒷날 부는 바람을
나는 알고 있어요.
아주 뒷날 눈비가
어느 집 창틀을 넘나드는지도.
늦도록 잠이 안와
살(肉) 밖으로 나가 앉는 날이면
어쩌면 그렇게도 어김없이
울며 떠나는 당신들이 보여요.
누런 베수건 거머쥐고
닦아도 닦아도 지지 않는 피(血)들 닦으며
아, 하루나 이틀
해 저문 하늘을 우러르다 가네요.
알 수 있어요, 우린
땅속에 다시 눕지 않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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