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존적 확신
인간은 누구나 삶의 보람을 찾고 있습니다.
가브리엘 마르셀의 용어를 빌면 실존적 확신 속에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현대인은 이 실존적 확신의 혼란 때문에 고민하고 방황합니다.
코뮤니즘이 의도하는 사회적 개혁도,
실존주의자들이 지적하는 부조리한 삶으로부터의 탈피도,
결국은 이러한 실존적 확신의 혼란에 대한
새로운 삶의 보람에 대한 추구와 제시라고 하겠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내가 나 자신을 빼앗기고 있고,
내가 나 아닌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는 그 길은 무엇일까?”
하는 물음과 그 해답인 것입니다.
즉 < 잃어버린 자아 >에 대한 재확립인 것입니다.
코뮤니즘은 저러한 자기 확립의 충족을
존재 내면을 도외시한 외적 소유에다가만 구하고 있으므로
여기서는 논외로 하고, 소위 무신론적 실존주의자들은
< 신과 타인으로부터 벗어나야 비로소 자신이 만든 삶,
즉 선택된 삶이 이루어지고 또 이 이외엔 아무것도 없다 > 고 말합니다.
하지만 인간이라는 생물 자체가
가시적 현상 자체 속에서도 타인에게서 낳아지고 길러지고,
타인 없이는 그 삶 자체를 지탱할 수가 없을 뿐 아니라
그 욕구도 채울 수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여야 타인 속에서
자기를 확립하고 실존적 확신을 채울 수 있을까?
이 엄청난 물음에 내가 가장 소박하고 간명한 해답을 해 본다면,
즉 실존적 확신을 본능적 충동 속에 머물게 하여
< 자아를 우상화 > 하지 말고,
보편적 양심과 영원(절대자) 속에 비추어,
< 자아의 우상 > 속에서 벗어나
자신을 보다 높은 차원으로 끊임없이
이끌어 가는 데 있다 하겠습니다.
칠죄(七罪)의 연못 속을 헤맸다는 시인 베를렌이
“주여! 나의 영혼은 나의 안에서 무서워 떨고 있습니다.
나는 당신을 사랑하지 않고선 안 된다는 것을 깨닫고 있습니다.”
라고 읊었을 때, 바로 그는 자기 자신을 찾았고
참된 자아에 돌아왔듯이,
우리도 새해를 새해로 맞기 위해선
저러한 통회(痛悔) 속에서의
실존적 확신을 지녀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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