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싶은 수상

여성의 매력 / 구 상

윤소천 2014. 10. 27. 07:16

 

 

 

  

로맨 롤랑은 헬만 헷세와 첫 대면을 하고 난 다음

헷세에게 < 저는 사람을 만났을 때 상대방의 말이나 행동보다도

그 사람 내면에서 발하는 빛을 보고 판단하는데, 당신은

저에게 더없이 큰 신뢰와 평화를 주시더군요. > 라는

요지의 글발을 보낸 것을 읽은 기억이 있습니다.

   

또 요즈음 신문에 소개된 심령과학(心靈科學)의 주장에 의하면

모든 사람에게는 후광(後光) 또는 광배(光背)가 있어

그것을 오라(Aura)라고 하는데, 성자나 현인에게는 그 빛이

찬연하고 일반도 정신 상태나 건강 상태가 좋을수록 그 빛이

밝고 맑고 깨끗하며 그와 반대로 정신 상태가 포악하거나

성병 같은 악성 질병환자에게는 붉고 검고

어두운 오라가 나타난다고 합니다.

   

여성의 인상미를 말하라면 나는 얼굴이나 몸맵씨보다도

또 옷이나 화장이나 헤어스타일이나 악세서리 같은 치장보다도

먼저 저러한 그 내면의 맑고 밝은 빛을 요청하고 싶습니다.

 

아무리 한 사람의 같은 얼굴이라도 그 사람의

심기(心氣)와 희로애락의 감정에 따라 변화를 일으키듯이,

개성적인 미나 특성도 그 내면적인, 즉 정신적인

밑받침이 있어야 피어나는 것이지 겉만을 꾸며서는

그 불균형 때문에 오히려 추하게까지 됩니다.

   

왜냐하면 미나 멋이란 어떤 폼만이 아니라

이데아의 창조행위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기에게 천부(天賦)된 육신 즉 재료를 가지고

자기 스스로가 자기의 미를 창조해야 합니다.

여기에 이르는 길은 진부한 표현 같지만,

지덕(智德)을 닦아 덕윤신(德潤身)에 이르는 길밖에 없습니다.

   

불교에 안시(顔施)라는 문자가 있습니다.

그것은 선행을 할 재산도 능력도 없을 뿐 아니라 아주

사지마저 못 쓰게 된 병자라도 남을 위해

보시(布施)를 할 수 있으니, 즉 평화한 얼굴, 사랑스런 얼굴,

기쁜 얼굴을 하여 남들을 즐겁게 만든다는 이야기입니다.

   

이것은 인상미의 극치상태로서, 얼굴이나 육신의

구. 불구와 정형(整形) 따위는 문제가 안 되는 경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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