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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슬재를 지나며 / 이보영

허기진 내 영혼을따뜻하게 보듬어주는뒤틀린 가난을 따라 한 계단 올라서며 아버지 걸어가시던 슬픈 안부 묻는다 주름진 세월너머 메아리만  들려오고먼 강을 휘돌아 파도소리 부서지면 동백꽃 붉은 웃음도꿈결인 듯 아득하다 썼다가 지워버린 시간의 문신에는옛길로 가는 길이아리도록 새겨졌다 오늘도 파문이 일면하얀 포말 솟는다  * 우슬재 - 전남 해남의 관문

읽고 싶은 시 2025.01.12

Helman Hesse의 봄

작은 구름이 가볍게 하늘을 흘러간다아이들은 노래를 부르고 꽃은 풀섶에서 웃는다어디를 봐도 나의 고단한 눈은 책에서 읽는 것을 잊으려한다.내가 읽었던 어려운 것들은모두 먼지 처럼 날아가 버렸으며겨울날의 환상에 불과 했다.나의 눈은 깨끗하게 정화되어새로이 솟아나는 창조물을 바라본다.그러나 모든 아름다움의 무상에 대하여내 안의 마음속에 씌어져 있는 것은봄에서 봄으로 남겨졌으며이제 어떤 바람에도 날아가지 않으리.

읽고 싶은 시 2025.01.06

새해 아침의 기도 / 김남조

첫 눈뜸에눈 내리는 청산을 보게 하소서초록 소나무들의 청솔바람 소리를 듣게 하소서​아득한 날에예비하여 가꾸신은총의 누리다시금 눈부신 상속으로 주시옵고젊디 젊은 심장으로시대의 주인으로사명의 주춧돌을 짐지게 하소서​첫 눈뜸에진정한 친구를 알아보고서로의 속사랑에기름 부어 포옹하게 하여 주소서​생명의 생명인우리네 영혼 안엔사철 자라나는과일나무 숲이 무성케 하시고제일로 단맛나는 열매를 날이 날마다주님의 음식상에바치게 하옵소서 출처. 새해 아침의 기도/김남조  작성자 소천의 샘터

읽고 싶은 시 2025.0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