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싶은 시

*우슬재를 지나며 / 이보영

윤소천 2025. 1. 12. 08:37

 

허기진 내 영혼을

따뜻하게 보듬어주는

뒤틀린 가난을 따라

한 계단 올라서며

 

아버지 걸어가시던 

슬픈 안부 묻는다

 

주름진 세월너머

메아리만  들려오고

먼 강을 휘돌아 

파도소리 부서지면

 

동백꽃 붉은 웃음도

꿈결인 듯 아득하다

 

썼다가 지워버린

시간의 문신에는

옛길로 가는 길이

아리도록 새겨졌다

 

오늘도 파문이 일면

하얀 포말 솟는다 

 

* 우슬재 - 전남 해남의 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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