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당신께서 오신 이 날
세상은 어찌 이리
아름다운 잔칫집인지요!
당신의 자비 안에
낯선 사람 미운 사람 하나도 없고
모두가 친구이고 가족입니다
모두가 도반이고 애인입니다
세상이란 둥근 연못 위에
한 송이 연꽃으로 피고 싶은 사람들이
연꽃을 닮은 꽃등을
거리마다 집집마다 달고 있네요
절망을 넘어서는 희망
미움을 녹이는 용서
분열을 메우는 평화만이
온 누리에 온 마음에 가득하게 해 달라고
두 손을 활짝 펼쳐 등을 달고 있네요
그 따뜻하고 진실한 염원의 불빛들이 모여
세상을 환히 밝혀줍니다
이웃을 행복하게 해 줍니다
때로는 힘겨워 눈물 흘리면서도
각자가 최선을 다하는 삶의 자리에서
부처님을 닮게 해 달라고
성불하게 해 달라고
정결하게 합장하며
향을 피워올리는 이들의
어진 눈길을 사랑합니다
맑은 음성을 사랑합니다
부처님,당신께서 오신 이 날
세상은 어찌 이리 겸손한 도량인지요!
산처럼 깊고 바다처럼 넓은
당신의 자비 안에서
사람들은 서로 먼저
감사하다고 두 손 모으네요
서로 먼저 잘못했다 용서 청하며
밝게 웃을 준비가 되어있네요
진정 사랑으로 거듭나면
정토가 되는 이 세상
오늘은 당신 친히
가장 큰 연꽃으로 피어 나
그윽하고 황홀한 향기로
온 세상을 덮어주십시오
웃음을 잃은 어둔 세상에
거룩하고 환한 웃음으로 오시어
우리를 기쁨으로 놀라게 해 주십시오
부처님 오신날은 또한 우리의 생일
평범한 일상에서 충만한 법열을 맛보는
날마다 새날 날마다 좋은 날
청정한 마음으로 가꾸어
청정한 삶 이루어가게 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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