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싶은 시

밥과 땀 / 전석홍

윤소천 2023. 10. 24. 10:01

 

 

마룻바닥에 떨어진 밥알을 주워 마당에 던졌다

점심 밥상 함께 한 아버지, 눈을 부릅뜨며

"한 톨의 밥알에 얼마나 많은 땀이 들어 있는 줄 아냐!"

내리치는 쇠망치에

'밥은 땀'이라는 십계명이 내 목구멍에 꽝꽝 박혔다

 

바람 찬 세상바닥

삶의 길 굽이굽이 쏘다니다가

밥상 앞에 앉으면 저절로 경건해진다

 

밥알 한 톨 떨어져도 주워 먹는다

밥그릇에 한 톨 밥알도 남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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