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듣는다
하늘땅 바람서리 헤쳐 온
선인의 은밀한 속삭임을
나도 모르게 옭아매고 있는
관습의 쇠사슬을 끊어 내라한다
어서 자율의 몸이 되라고
흘러간 강물이 남겨 놓은
퇴적물 속에 파뭍혀 있지 말라한다
새 물은 끊임없이 흘러가노니
땀방울로 쌓아 올린 작은 돌탑 안에
오래 머물러 있지 말라한다
성취탑은 한낱 이정표일 뿐이거니
아품은 누구에게나 있는 법
상처의 어두운 골목에 갇혀
해와 달 허투루 보내지 말라한다
폭삭한 안락의자 편안에 잠겨서
나를 잊은 채
가야할 길 멈춰 서지 말라한다
새 창문을 찾아 나아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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