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화강석이 되어
가난한 집 방바닥 구들장으로 깔리어
군불 품어 고단한 등짝 녹여 주고 싶다
그늘 깊은 집 주춧돌로 박혀
기둥과 대들보 힘껏 떠받치고 싶다
보일 듯 말 듯 집 한 귀퉁이
서툰 글씨로 써진 한 줄 시(詩)이고 싶다
조부장한 물길 밑바닥에 깔리어
소색이며 흘러가는 유리알 물소리 간직하고 싶다
두메 마을 긴 담장으로 줄지어 서서
인정 어린 이야기 주워 담는 역사의 꽃그릇이 되고 싶다
전석홍 시인
전남 영암출생, 서울대 정치학과 졸업
<현대문예>,<시와 시학> 김남조선생 추천으로 등단
시집 담쟁이 넝쿨의 노래, 원점에 서서, 내 마음의
부싯돌, 농기구열전 등 다수. 한국크리스찬문학상,
영랑시문학상, 광주시 문화에술상 등 다수.
전라남도 도지사, 국회의원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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