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태가 체온처럼 따스하구나
등거리에 실려 다닌 내 지게 인생
하늘 떠받듯 목발 버티고 서서
두 팔 뻗어 저울추를 치켜 올린다
벼, 보리, 서숙, 나무, 목숨의 밑천들
가슴으로 듬뿍 껴안은 너를
통째로 등짝에 지고
남몰래 등골 땀에 젖어 가야 하느니
세상사 힘겨우면 어깻죽지 눌러 신호 보낸다
'제발 짐 좀 덜어내라,고
한쪽 쓸려 가우뚱 중심 흔들리면
'수평 잡으라' 단호이 일러 준다
너와 나 사이 틈새 생기면 함께 넘어지느니
등가죽에 울려오는 무거움과 덜어냄의 아슬한 균형
오늘도 천근 지게를 지고
터벅터벅 생의 외길목을 작대기 하나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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