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싶은 시

개나리꽃 핀다 / 신달자

윤소천 2023. 3. 14. 08:16

 

 

 

                                       


 

바람 부는 삼월

 

진회색 개나리 가지들 속에서

 

노오란 머리 비집고 나오는

 

신생아들

 

순금의 아기 부처들이

 

지난해 못다 준 말씀들

 

세상에 와르르 쏟아 내고 계시네

 

온몸으로 순금의 등을 켜고

 

거리에서 순금의 자비를 내리신다

 

화가 잔뜩 난 사람들 여기를 봐라

 

하늘의 선물로 내린 빛의 아기들

 

세상을 순화시키려고

 

거리마다 신생아실을 두었다

 

절하라

 

거기가 어디든 모두 법당 안이다

 

아기 부처들을 태운 황금 열차가

 

세상의 거리를 달려간다

 

삼월 설법으로

 

개나리꽃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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